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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존 롤스 - 정의론 (1) 2008/04/01

존 롤스 - 정의론

from 2008/04/01 18:03

<정의론>이 발간되고 10년이 지나는 동안 이 책과 씨름을 벌인 논문만 2,000개가 넘었다. 롤스의 책은 조용하지만 지속적으로 확고한 지반을 형성했다. 이 책은 미사여구를 사용하지 않는 논증을 통해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이 책이 정치철학의 영역에 전환점을 이루었다는 것을 독자들은 금새 분명히 인식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롤스가 이 책을 통해 또 다시 모든 문화와 시기에 타당할 수 있는 사회적 공동생활의 기본 규칙들을 정식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격하게 구분된 세 개의 계급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각자가 자신의 것을!'이라는 플라톤적 정의론에 롤스는 '공정성으로서의 정의'라는 주장을 대립시킨다. 롤스에게는 플라톤처럼 국민의 요구로부터 지켜내야만 할 국가의 안정성이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롤스는 사회를 공정한 행위의 원칙에 기초한, 시민 모두를 포괄한 사회 계약으로 이행할 것을 요청했다. 롤스는 사회 계약론의 새로운 형식을 통해 20세기에 인간의 권리와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가 되었다. <정의론>은 계몽주의 시대에 생겨난 정의에 대한 이해, 즉 자유, 평등, 박해라고 하는 유명한 구호들로 표현되었던 것에 새로운 이론적 면모를 부여했다.

인간의 기본권은 포기될 수 없다는 자유주의적 신념은 이미 미국 정치 문화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다. 존 롤스도 인간은 선하며 정의로운 세계는 간아하다는 종교적 신념에 근거한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시민의 권리를 위해 싸운 선구자로서 링컨은 롤스에게 평생동안 모범이 되었다. 롤스는 인종, 출신, 종교 또는 그 이외의 것들에 근거를 둔, 소위 '출생'에 근거한 불평등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사립학교와 엘리트학교에서 탁월한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의에 대한 문제와 사회적 기득권의 분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롤스는 자기 연구의 내용과 방향에 관련해서는 분석철학으로부터 영향을 적게 받았다. 분석철학은 규칙과 가치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천명하고 도덕적 개념과 평가가 가진 의미에 대한 연구에 스스로를 국한했다. 그러나 롤스는 형식에서 내용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그는 우리 인간들 사이의 행위와 사회적 행위를 규정하는 도덕적 원칙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고자 했다.

동시에 그는 무엇보다도 영어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도덕 이론인 공리주의와 대결했다. 공리주의는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에 벤담과 밀에 의해 창시되었다. 공리주의는 행위의 규범들이 유용한 것으로 드러나면, 즉 행위의 규범들이 공동의 이익에 봉사한다면, 그것은 정당한 것으로 간주된다. 공리주의는 항상 행위의 결과에 주목한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그러한 결과는 '개개의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벤담이 도덕적 행위의 목적과 척도는 '최대 다수의 최대 이익'이라고 정식화한 '공동체 전체'를 위한 것이다.

롤스는 공리주의의 순수한 이론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어떤 한 행위는 우선 그것의 유용성이라는 관점에서가 아니라, 그러한 행위가 인정된 규칙들에 따른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검토되어야만 한다. 롤스는 1955년 자신의 논문 <규칙의 두 개념>에서 그가 주장하는 규칙이 어떠한 종류인가를 명확하게 밝히고자 시도했다. 그것은 소위 '사회적 실천'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는 규칙을 모든 사회에 도입해 우리에게 규정된 상황 속에서 규정된 행위를 하도록 하게 하는 행동 양식으로 이해했다. 내가 누군가와 계약을 체결하고 난 다음 계약 체결의 결과나 유용함이 갑자기 의심스럽다고 해서 간단히 계약을 폐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계약이 이행될 수 있는 게임 규칙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롤스는 일종의 '규칙 공리주의'에 도달한다. 이에 따르면 사회의 행복은 이성적인 사회의 규칙 체계의 준수에 달려 있다.

"한 사회의 정의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공리주의자들이 했던 것처럼, 우리는 사회 전체의 행복에 한 사회의 정의를 어떻게 종속시킬 수 있는가?"

롤스는 가능한 한 커다란 사회 전체의 복지를 축적하는 일과 우리의 정의감이 무조건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공리주의적 척도에 따르면, 예를 들어 소수가 매우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다수가 거의 소유한 것이 없는 경우나 노예 노동을 통해 전체의 행복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경우를 철저하게 용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롤스는 이러한 공리주의적 귀결을 배제한다. 그에게 정의란 모든 시민들의 존엄성이 소위 전체의 행복에 의해서 침해될 수 없는 그런 것이다.

따라서 롤스는 각각의 시민들이 지닌 침해될 수 없는 권리나 사회적 권익 보호에 관해 충분히 이론적으로 뒷받침할 수 없는 공리주의와 결별한다. 이제 그의 물음은 다음과 같은 것이 된다. 각 개인의 권리뿐만 아니라 욕구를 적절하게 고려할 수 있는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어떻게 이론적인 기초를 세울 수 있을까?

정의의 원리들에 관해 원초적 상태에 놓여 있는 사람들은 '무지의 베일'의 상태에서 행위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 (원초적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나중에 사회에서 차지하게 될 어떤 위치, 즉 성공한 사람이나 부유한 사람의 위치를 모르는 그러한 상태에서 행위해야 한다는 것이다.

롤스에 의하면 원초적 상태는 '숙고의 균형'에 기초한다. 다시 말해 이것은 각각의 참여자들이 상황에 맞추어 갖게 되는 정의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 사이의 균형을 말하는 것이다. 롤스는 상호 대립적인 이익과 숙고를 검토할 경우 최소 위험의 전략을 따라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여기에서 경제적 결정 이론의 도움을 받는다. 예를 들어 만약 내가 주식을 사고자 한다면, 주식을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이 존재할 것이다. 내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주식을 산다고 한다면, 그러한 경우에는 급격한 주가의 상승이나 갑작스러운 하락의 위험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커다란 위험 부담을 안고 주식 투자를 할 수도 있는데 그때에는 엄청난 이익이나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첫 번째의 전략을 '최소의 극대화'로부터 도출되는 '최소극대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것과는 반대로 내가 나중에 빈손이 될지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가장 커다란 이익을 얻기를 바라며 투자하는 것을 '최대극대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롤스에 따르면 인간은 원초적 상태에서 최소화 전략을 따르게 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나중에 자신이 어떤 사회적 위치에 놓이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그러한 원칙을 선택하게 된다. 롤스는 이것으로부터 두 개의 유명한 정의의 원칙에 도달하게 된다.

1. 각각의 인간들은 평등한 기본적 자유를 가장 포괄적으로 보장해 주는 (사회의) 전체 시스템에 대해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하며, 이 권리는 모든 사람이 실행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2.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은 다음과 같은 성질을 지닌 것이어야만 한다.
a) 그러한 불평등은 '저축 원칙'의 제한 아래서 (사회적으로) 최소 수혜를 받는 사람에게 최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어야 한다.
b) 그러한 불평등은 공정한 기회의 균등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직위, 직책과 결합되어야만 한다.

롤스는 첫 번째 원칙으로 고전적 자유주의에 의지하고 있다. 모든 시민은 다른 시민과의 자유와 일치할 수 있는 한에서 기본적 자유권과 시민권에 대한 최대의 원칙을 요구한다. 이러한 시민의 기본적 권리와 자유는 모두에게 동등해야만 하며 침해될 수 없다. 두 번째 원칙에서 물질적 재화의 처리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정의의 두 관점을 다루고 있다. 그 두 관점은 특히 사회적 약자를 고려하는 '분배적 정의'와 모든 시민에게 교육과 사회적 참여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회의 정의'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평등과 박애라는 옛 가치가 다시 문제된다.

롤스에 의해 새롭게 강조된 것은 2a에 등장한 소위 '차등의 원칙' 혹은 '구분의 원칙'이라 불리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을 통해서 사회는 고전적 자유주의와 반대로 항상 판단의 결정적 기준으로 사회적 약자의 처지를 주목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러한 기준 안에서 '최소극대화전략'과 사회 국가의 이념이 실현된다. 만약 내가 두 개의 사회 가운데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면, 즉 내가 매우 부자가 될 수는 있지만, 빈곤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 사회와 다른 한편으로 재산의 양이 제한되어 있지만, 가난한 자를 위해 사회적 안전 장치가 훌륭하게 정비된 사회 중에서 하나를 결정한다면, 나는 후자의 사회를 결정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최상의 사회적 안전 장치가 보장되는 사회가 선택될 것이다.

그는 부자가 점점 더 부자가 되고 빈부의 격차가 점점 더 심화되는 것을 용인하고 있지만, 그것은 가장 가난한 자들에 대한 물질적 배려가 항상 나아져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롤스가 생각한 사회에는 자유와 사회적 정의와 경제적 성과가 서로 연관되어 있지만, 거기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맨 처음으로 자유, 그 다음으로는 사회적 정의 그리고 경제적 성장이다. 롤스가 결코 비효율적 경제나 적자 경제를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기 위해, 이러한 일련의 순서들을 다른 측면에서 기술할 수 있다.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회의 건설로 방향을 잡아야만 할 것이다. 그런 다음 이러한 사회는 자유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이 확실한 사회적 분배를 통해 수정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조직된 사회는 여러 가지 본질적인 점에서 현대 서구의 민주주의와 매우 유사하다. 믿음, 양심, 언론 그리고 집회의 자유와 같은 근본적 자유들은 헌법에 의해 보장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보장되어야 한다.

만약 모든 합법적 수단이 고갈되었을 경우, 롤스는 시민들에게 시민 불복종의 권리를 부여했다. 궁극적으로 시민의 자유권은 국가의 요구에 맞서 우선권을 가진다.

로버트 노직과 같은 신자유주의 철학자들과 마이클 왈저와 같은 공동체주의의 대표자들은 무엇보다 롤스가 대표하는 정의론의 사회 복지 국가적 지향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민주주의를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인 다음, 그 밖의 다른 복잡한 특수한 물음들에 몰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롤스는 <정의론>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설득시켰다. 민주주의가 성취되고 지속되려면, 논리적 확신이 관습을 대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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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 2008/05/27 19: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고맙습니다